유니버설디자인

도민참여단 5번째, 문제를 재정의하다

도민참여단

제주 유니버설디자인(UD) 도민참여단 5차 워크숍을 마쳤습니다. 이번 회차는 특별히 삼다수숲길 한 곳에 집중했어요. 3차 어피니티 분석과 4차 퍼소나·고객여정맵 작업을 거쳐 온라인에서 다듬어 온 가상의 인물을, 도민참여단원들이 다시 현장에 나가 실제 삼다수숲길 이용자의 모습으로 재확인하고 구체화한 자리였습니다. 운영자로서 이번 회차를 어떻게 설계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기록으로 남깁니다.

왜 퍼소나를 다시 만들었을까요?

4차 워크숍에서는 3차 어피니티 결과를 바탕으로 삼다수숲길 퍼소나 한 명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삼다수숲길은 처음 찾는 관광객과, 한 달에 두어 번씩 걷는 도민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어요. 하나의 퍼소나로는 두 사용자의 결이 겹쳐 보이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고, 그래서 5차 워크숍의 첫 과제를 ‘퍼소나 재정의’로 잡았습니다. 도민참여단원들이 직접 삼다수숲길을 다시 방문해 관찰한 내용을 반영해, 하나였던 퍼소나를 두 개의 코스별 퍼소나로 나눠 새로 그렸습니다.

삼다수숲길의 두 사람 — 처음 온 사람과, 매주 오는 사람

① 유지민 — 첫 탐방객 (1코스 대상)

25세 여성, INFJ 성향의 유지민은 삼다수숲길을 처음 찾는 내국인 관광객입니다. 방문 전 블로그·후기를 꼼꼼히 찾아보고, 안내표지판과 코스 정보를 확인하며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유형이에요. 조용히 사색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주차장에서 진입로까지 거리가 멀어 탐방 전 체력이 소모되고, 중간에 화장실이 없어 불안해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힐링하고 싶다”는 게 유지민의 대표 니즈예요. 참여단은 유지민을 1코스 이용자의 대표 퍼소나로 배정했습니다.

② 김영미 — 정기 방문 도민 (2·3코스 대상)

50세 여성, ESFJ 성향의 김영미는 삼다수숲길을 월 2회 정기적으로 찾는 도민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걷는 걸 즐기고, 간식을 챙겨 나눠주는 친화력 좋은 성격이에요. 다만 이정표 부족, 화장실 없음, 도시락 먹을 공간 부족, 야자매트가 끊겨 길이 헷갈리는 문제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었습니다. “휴식공간이 넉넉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김영미의 페인포인트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참여단은 김영미를 2·3코스 이용자의 대표 퍼소나로 배정했습니다.

코스대표 퍼소나핵심 특징
1코스유지민 (25세·INFJ)첫 방문 관광객, 정보 탐색형, 계획적 이동
2·3코스김영미 (50세·ESFJ)정기 방문 도민, 친목형, 실용적 불편에 민감

고객여정맵에 감정곡선 두 개를 겹쳐 보다

4차에서 만든 삼다수숲길 고객여정맵(탐색→이동→진입→탐방→휴식→진출→리뷰, 7단계) 위에, 이번에 새로 정의한 김영미(도민)의 페인포인트를 노란 포스트잇으로 겹쳐 붙였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어요. 관광객 퍼소나의 감정 곡선은 이동 단계에서 가장 낮고, 탐방 단계에서 정점을 찍은 뒤 휴식 단계에서 급락하는 모양이었던 반면, 도민 퍼소나의 페인포인트는 휴식 단계 한 곳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었습니다. 화장실, 쉼터, 편의시설, 도시락 먹을 공간까지 — 반복해서 찾는 도민일수록 ‘머무는 경험’의 결핍을 더 크게 느낀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두 퍼소나의 여정을 한 화면에 겹쳐보지 않았다면 놓쳤을 발견이었습니다.

여정 단계마다 “어떻게 하면?”으로 아이디어를 모으다

퍼소나와 여정맵을 다시 세운 뒤에는, 여정 단계마다 HMW(How Might We,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를 들어 탐색 단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숲길’ 정보를 알릴 수 있을까?”, 진입 단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숲길 안내를 정확히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아래 도민참여단원들이 포스트잇으로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비슷한 아이디어는 가까이 모으고 성격이 다른 아이디어는 떼어 놓는 방식으로 클러스터링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참가자 전원이 공감 가는 아이디어에 별표(★)로 투표했어요.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 탐색: SNS·인스타그램으로 숲길 정보 홍보, 유명 관광지에 팜플렛 비치
  • 이동: 지도앱 네비게이션 정보 업데이트, 도로 이정표 추가
  • 진입: 20분 간격 현위치 표지판 설치, 코스별 사진으로 안내도 제작
  • 탐방: 안내판 사전 고지, 울타리형 안전장치 설치
  • 진출: 에어건으로 신발·옷의 흙먼지 제거하는 정리 스팟 마련

“이정표 부족”, “화장실 없음”처럼 김영미(도민) 퍼소나가 반복해서 겪은 문제일수록, 그 단계의 아이디어에도 더 많은 별표가 몰렸습니다. 문제 발견과 아이디어 공감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안심되는 신호였어요.

운영하면서 느낀 점, 그리고 다음 회차

퍼소나를 책상 위에서 한 번 만들고 끝내지 않고, 현장을 한 번 더 다녀와서 코스별로 쪼개 재정의한 게 이번 회차의 핵심이었습니다. 관광객 한 명의 시선으로만 삼다수숲길을 바라봤다면 도민의 ‘머무는 경험’ 문제는 계속 가려져 있었을 거예요. 비슷한 도민참여형 프로젝트를 준비하신다면, 퍼소나를 한 번에 확정하기보다 현장 재방문 후 코스·이용자 유형별로 나눠 검증하는 과정을 꼭 넣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6차 워크숍에서는 이번에 도출한 아이디어를 실제 공간 레이아웃과 프로토타입으로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삼다수숲길 진입부 안내 체계와 휴식 공간 개선안을 중심으로, 도민참여단원들과 함께 시안을 그려볼 계획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삼다수숲길 퍼소나는 왜 두 명으로 나눴나요?

첫 방문 관광객과 정기 방문 도민이 삼다수숲길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이 현장 재방문에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1코스는 첫 탐방객 퍼소나 ‘유지민’, 2·3코스는 정기 방문 도민 퍼소나 ‘김영미’를 대표 사용자로 삼아 코스별 개선 방향을 다르게 설계합니다.

Q. 고객여정맵의 감정곡선은 어떻게 활용하나요?

탐색부터 리뷰까지 7단계 여정에서 사용자의 감정을 곡선으로 시각화해, 감정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구간을 우선 개선 대상으로 식별합니다. 삼다수숲길의 경우 관광객은 이동 단계, 도민은 휴식 단계에서 감정이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Q. HMW(How Might We) 기법이란 무엇인가요?

발견한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바꿔,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도출하도록 돕는 디자인 씽킹 아이디에이션 기법입니다. 문제를 비난이 아닌 기회로 재구성해, 참여자들이 부담 없이 해결책을 제안하게 합니다.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건축경관과 · 시행·진행: 정영국, 임수연 · 이 글은 2026년 제주 UD 도민참여단 제5차 워크숍(삼다수숲길)을 직접 운영한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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